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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넷11

2022 연말정산 2022년 연말정산 부끄럽습니다 올 한 해 어떻게 지내왔을까를 쥐어짜는 일을 미루다 보니 어느덧 23년의 일주일을 훌쩍 가로질러가고 있습니다. 22년을 오만하지 않게 살아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지 차근히 살펴봐야겠어요. 벌써 제 삶의 지각이 바뀌었던 사건이 재작년이라는 명사가 됐습니다. 그 일이 있던 후로 사진을 생의 업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었고 그 다짐에 맞는 행보를 이어나갔습니다. 사진관을 창업하기 위해 각종 지원사업을 알아보고 사진을 상업적인 가치가 아닌 예술활동으로써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한 작품활동도 이어나갔습니다. 올해 여러모로 좋은 운이 많이 따라줬습니다. 그 기운에 걸맞은 부지런함이 동반됐는가 묻는다면 아니라고 단호히 저를 내리칠 것입니다. 지원사업에 선정이 돼 목포에 사진관을 창업하게 됐.. 2023. 1. 8.
10.새벽 부산한 아침을 맞이하기 전 새벽의 고요함은 실로 차분함을 가져다 줍니다. 도통 침대에서 잠이 오지 않아 노트북 앞에서 마음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이 전의 글에서 말했던 중요한 발표는 잘 마무리가 됐고 사업에 선정돼 스튜디오를 오픈하게 됐습니다. 사진을 가늘게도 길게 찍어오고 있습니다. 무엇이 좋아 카메라를 잡았는지 그 떨림도 흐릿해졌지만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되어 목표했던 일의 끄트머리이자 새로운 시작점에 닿아 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전 무엇을 찍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만 이 고민은 제가 만들고자 하는 창작세계의 포맷에서 처리하기 쉬운 고민들이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의 초상을 담고 그 분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일이 하고 싶었습니다. 이 이유에 관하여 저는 아무 의미도 담겨 있지 않은, 프레임 .. 2022. 6. 10.
9. 비 예고 없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퇴근한 아버지를 모시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낡은 자동차의 와이퍼 속도는 내리는 비의 장단에 맞춰 닦아줄 수 없을 만큼의 폭우를 견뎌내며 말입니다. 비가 오면 많은 감정들이 숙성이 되곤 합니다. 당장 오늘에 느끼고 있었던 불안함이나 지친 마음들을 모아 차분히 바라보게 만듭니다. 22년의 시작을 알린지도 어느덧 5개월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올해를 결정짓는 중요한 발표를 앞둔 지금에 느끼는 불안한 마음은 그 종착이 어디에 닿아 있을까요. 결과 앞에 제 노력이 제 값을 치를 수 있을런지 그것 또한 내리는 비처럼 우중충하기만 합니다. 발표가 두려운 것인지 발표를 통해 얻어 낸 재료들을 잘 손질할 수 있을 것인지 도통 무엇이 두렵고 이리도 불안한지 모르겠습니다. 20대의 불안함을 받.. 2022. 6. 10.
8.나태 온전한 정신이지 못할 때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나는 왜 이렇게 까지 살아야 하는 것인가", 또는 내 모습을 주변과 자꾸 견주어 깎아내리는 것이다. 여기서 곧바로 흔들리는 정신줄을 잡지 못하면 순식간에 공허한 밑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무기력함과 생기 잃은 생활을 벗어나기까지 우리는 굉장한 시간을 소모해야만 한다. 이렇게 온전하지 못한 정신, 또는 목적이 없고 뚜렷함의 정도가 굉장히 미미한 경우에 녹슬어 강도를 잃은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데 피폐해진 정신으로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첫 단계는 불가피하게도 밑바닥을 기어 위를 바라보는 것이다. 잔인하리만치도 괴로운 처사임에 틀림없다. 여기서 요할 점은 내 생각보다 천천히, 몸이 따르는 것보다 한 걸음 물러서서 풀어나가야 한.. 2022. 1. 6.